★개요

세상에는 참 많은 이어폰 및 헤드폰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헐값에 살 수 있는 가격대인가 하면,
어떤 것은 30~60만원 혹은 100만원이 넘어가는 초고가형 제품도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기에 앞서 먼저 '음질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요소'에 대해 짚고 넘어가기로 합시다.
'좋은 음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다름아닌 한 음악의 소리들을 폭 넓게 수용하여 출력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한 음악에만도 여러가지 소리들이 들어갑니다. 보컬, 통기타, 일렉기타, 드럼, 신디사이저 등등...
그 많은 소리들을 100%에 가깝게 출력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음질을 따지는 주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100% 다 출력해낼 수 있는 이어폰이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99%에 가깝게 출력해낼 수 있는 이어폰. 이게 진짜 명품인 것이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말씀하시는 SONY 888... 과연 얼마나 폭넓은 음역을 지원할까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건 값만 비쌌지 실질적인 성능은 값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여기서 888을 걸고 넘어졌다가는 888매니아 분들의 엄청난 질책이 우려되므로
여기서 그만 두기로 하겠습니다.

좌우간 전 그 동안 거의 3~400만원을 퍼부어 가며 "명품 이어폰"을 찾는데
주력했습니다. 처음엔 필립스...그러다가 공장이 네덜란드에서 중국으로
옮겨가면서 음질이 쓰레기가 되어 그것도 그만 두었죠.

나중에 결국 고르게 된 것이 엉뚱하게도 파나소닉의(파나소닉에는 안된 일이지만
사실 파나소닉 제품이 그다지 좋진 않다는 게 통념이죠.)RP-HV279 라는 모델이었습니다.
제가 골랐던 것은 밝은 은색의 예쁜 바디, 거기에 꽂힌 다이아몬드 모양의 공명관이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제품이 한국에 출시된 지도 거의 5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극소수의 음질매니아에게는 '놀랍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 RP-HV279.
감히 리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외관

279는 총 3가지의 색깔이 있는데, 실버, 파랑, 노랑 3가지입니다.

실버로 보면 상당히 예쁜 느낌입니다. 먼저 6개의 덕트와 앞으로

튀어나온 원추형 모양의 뿔이 강인하게 보이며, 뿔의 둘레주위에는 톱

니모양으로 덕트를 둘러싸고 있고, 뿔 뒤로는

PANASONIC 글자와 위치를 표시하는 마크와 케이블을 고정 시키는

반짝반짝 빛나는 은색 에나멜로 칠해진 부품이 검은색 전선과 바디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음이 나오는 부분은 570과 마찬가지로 3부분으로 나누어진 회색 고무파킹으로 씌여져 있으며,

역시 570과 마찬가지로 보호네트(그물)은 최대한의 음색을 고려한 가느다란 철제그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위에 회색 고무파킹이 감싸고 있는 것이죠.

얼핏 보면 '방사선 주의' 마크와도 흡사한 모습입니다.




★RP-HV279의 출력구조


279의 공명구조는 총 18개의 공명덕트의 구조로, 6개의 숏 덕트와

롱 덕트는 전체적으로는 하나, 세세히는 12개의 덕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6개의

숏레인지 덕트로 고음을 출력하며, 밸런스를 겨냥한 TWIN XBS 공명관으로

잘 짜여진 생생한 음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여집니다. 279의 공명구조는

570하고도 약간은 다른 구조인데, 약간의 음질 차이가 여기서 판가름이 난다고 생각됩니다.



★279의 구성


제품에 적힌 글을 인용하자면,

279는 14.8MM의 네오디뮴 마그넷에 PET진동판을 쓴 형태로

570 보다 깨끗한 고음과 왜곡되지 않는 저음, 혹은 중저음을

구현합니다. 570에 비해 밸런스와 생생함이 더 좋은 것은 네오디뮴이라

는 부품 하나 만의 이유가 아닌 듯합니다. 사실, 279라는 모델은

어찌보면 수수께끼같은 모델입니다. 무엇이 그리 좋은 음질을

만들어내는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570보다 구경이 작은 형태임에도 불구, 음이 한결 생생하고 깨끗한 것으로 보아서

또 다른 비밀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상한 점은 279의 주파수 영역대인데, 10 ~ 25 KHz 로 570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스펙에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는 파나소닉의 특징으로 보입니다.






★279의 음질


279의 음질은 일단, 밸런스 면에서는 최고입니다. 저가 이어폰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공간감이나 해상도 및 분리도도 아주 훌륭합니다. 적절하게 내주는 베이스와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듯한 보컬목소리와 맑고 깨끗한 고음이 어떤 음악 장르를

들어도 조화 있게 조합을 시켜주면서 나아가는 것이

저가형 이어폰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성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포장에서 막 뜯겨져 나왔을 때의 음질인데, 새 279 제품을 들으면

'대체 이게 뭐가 좋다는 건가'라고 불평이 터져 나올 정도로 베이스 음의 부재.

그리고 너무 왜곡되게 들리는 고음이 싫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단순한 '새 제품에서 나오는 현상'입니다. 관건은 에이징인 것이죠.

RP-HV279에 맞는 에이징법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에이징의 Classical한 기본스텝(이 방법 중 여러부분은 아직도 공방의 대상이 되고있습니다. 고로 방법의 필요여부를 따지실 필요는 없음을 밝힙니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RP-HV279를 중점으로 둔 방법)

1. 되도록이면 전축이나 기타 아날로그한 이퀄라이저 변경이 가능한 음향기기에 이어폰을 꽂는다.

2.RP-HV279모델은 새로 샀을 때 베이스가 다소 안 풀린 경향이 많으니 이퀄라이저에서 베이스 라인을 제외하고 모두 다 내린다.

3. 음악은 가급적이면 중저음, 베이스가 골고루 녹음된 음악(댄스음악)을 선택하고 볼륨을 1에서 10으로 봤을 때 1정도로 낮춘 후 하룻밤 기다린다.

4.하룻밤동안 노래를 틀었다면(이 때 중요한 건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번엔 볼륨을 2로 하고 이퀄라이저에서 내려뒀던 저주파수 라인을 약간 올린다.(1k 3k 6k 16k 등)

5. 2틀동안 노래를 틀었다면 자신이 이어폰을 테스트 해봐서 많이 바뀐 걸 느낀다면 이제 보통의 이퀄라이저로 변경하고 볼륨을 3으로 하고 3일간 틀어준다.

6. 3일 후에(총 5일) 볼륨을 4로 하고 약 1주일간 틀어준다.

7. 이제 막바지다. 볼륨을 5정도로 올리고 5일간 틀어준다.

8. 끝이다. 추가로 에이징을 하고싶다면 해도 좋다. 진동판을 풀어주는 데 있어 완벽이란 없다. 진동판을 정말 원활히 풀고싶다면 몇몇 외곬수 에이징 마니아들처럼 2달, 혹은 1년간 에이징 하는 걸 도전해 봄도 좋을 듯 하다.

*자신이 판단해서 노래를 바꿔야 할 필요를 느낀다면 중간중간에 바꿔주는 것도 요령이다.

*참고로 볼륨 `에서 10이란 건 출력 260W나 그 이상의 전축을 봤을 때 그 볼륨 전체를 포함해 10이라 말하는게 아니다. 만약이렇게 한다면 이어폰은 단박에 망가질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말하는 1이란 들릴락 말락하는 볼륨을 말하는 것이지 결코 한 음향기기의 출력 전체를 10으로 나누라는 얘기가 아니다.

* 대부분의 CDP출력 최대치에서 10 정도로 나눴다고 보면 되겠다.

RP-HV279 모델은 에이징을 안하면 짜증날정도로 깨끗한, 어쩌면 너무 날카롭게 느껴질 지 모르는 소리가 날테니 에이징은 필수라는 것 염두에 두십시오.

주의: 가급적 노래는 MP3가 아닌 일반 CD를 이용하길. MR도 삼간다. 이유는 가급적이면 모든 음색을 소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방법의 필요여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는 무조건 일반 CD를 쓴다.




★ RP-HV279의 스펙


형식: In-the-ear, Open-air, Dynamic

드라이버 크기: 14.8mm diameter

진동판 재질 : PET

마그넷 재질 : Magnet Neodymium

코드 길이: 1.1m

코드 재질: OFC

임피던스: 16 ohms

음압감도: 104dB/mW

최대 입력: 40mW

주파수영역: 10- 25,000Hz



★ 마치며


279는 우리나라에서 극소수의 음질마니아분들이 알고 있는 이어폰이지만

어떤 이어폰보다 가격대 성능비가 월등히 우수한 편에 속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유감인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 재고가 얼마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어폰을 보아도 279 만큼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한 제품은 없다고 생각되며,

이 기회를 통해 많은 음질마니아들에게 도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강력추천 합니다.